본문 바로가기
나의 일상/베트남 다낭 여행

다낭 한달살기 (5)

by Let go avarice 2022. 10. 8.
반응형

눈을 뜨니 왠지 모르게 평화롭다. 이래서 해외 나와 한 달 살기 하는 건가? 내가 상상했던 그런 아침이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내게 직접적으로 쏘아주는 천장의 실링팬, 한국의 우리 집에도 있지만 거실에만 달려있지. 자다 깬다고 동남아에 있다는 환상을 주진 않았다. 느낌이 다르다 역시 동남아!! 

오늘의 할일

오늘의 할 일은 빈둥대기. 오늘은 월요일! 남들은 주말에 쉬다가 봉변당한 거 같은 월요일이자 출근시간에 이 무슨 사치란 말인가! 그래 나도 돈 벌어볼까? 국내 주식을 열어본다. 5초간 멍 때리다 다시 껐다. 미국 주식도 크게 물려있다가 물 잘 타서 수익구간에 들어섰는데, 언젠가 국내 주식도 플러스가 되겠지.

다시 켜본다. 다시 끈다. 아 몰라! 오늘은 돈을 쓸 생각을 하자. 처음으로 해외에서 음식 배달을 시켜보도록 한다. grap 어플을 깔고 food를 눌러서 평점 위주로 선택하고 5점 만점에 4.8점 반미 가게를 클릭하니 싸다. 2만~3만 5 천동 재료구성에 따라 가격은 달라진다. 구운 돼지고기+계란 프라이 반미를 주문한다. 콜라는 마트에서 사다 놓은 게 잔뜩 있다. 제로콜라. 식당에선 제로콜라 안 파니까 미리미리 구해다 놓아야겠다. 반미는 2만 5 천동 짜리인데 배달비가 2만 동이다. 여러개 선택해 보았는데 2만동 고정이다. 아마 2만 동부터 시작인 거 같다. 거리가 멀수록 배달비도 올라가는 구조인 거 같다. 

브런치

반미-제로콜라
반미에 계란은 필수

아파트 입구로 나가서 배달기사에게 55,000동을 건넨다. 45,000동인데 만 동짜리 달라고 이렇게 주었는데, 내가 준 잔돈 5 천동을 돌려주고, 5천동을 다시 거슬러 준다. 쩝... 이럴 거 같긴 했는데, 잔돈 너무 더럽고 귀찮다. 곧 찢어질 거 같은 종이를 그것도 때가 잔뜩 묻은 돈이다.

들고 올라와서 발코니에 콜라도 놓고 찰칵. 한입 먹어보니 바사삭... 오, 우물우물 촉촉... 오! 겉바속촉 바게트 입천장이 까질 정도로 바삭하고 딱딱하지도 않고 적당하다. 고기는 설명에는 Grilled, 즉 구웠다고 되어있는데 수육 같다. 고수도 들어있고, 그래도 grap앱에 주문할 때 글 적는 란이 따로 있어서 고수 같은 건 빼 달라고 적고 주문하면 고수 못 먹는 사람들도 먹을 수 있을 거 같다. 

저녁식사

계획대로 빈둥대다 보니 5시가 넘었다. 운동도 하고 수영도 하고 씻고 뭐를 먹을지 고민해본다. 배달 어플을 켜고 사진을 이것저것 보다가 오! 이거 안 먹어본건데 유튭으로 본적은 있는 음식이 보인다. 시켜보도록 하자. 여러번 먹어본 반쎄오 한접시, 안먹어 본 넴루이4개, 처음 보는 반띳능을 주문해본다. 배달이 왔고 천동을 빼고 거슬러 주는걸 결국 받아내고 숙소로 올라와서 그릇들 다 꺼내서 세팅해본다. 

반세오-넴루이4개-야채-맥주-콜라-땅콩소스
반세오4개 3500원, 넴루이 개당 350원

크.. 소스 맛이 끝내준다. 한입에 한 모금 맥주로 목을 축이니 여기가 천국이다. 먹다 보니 배가 너무 부르다. 이걸 다 못 먹다니. 아직 반띳능이란 안주는 개봉도 못했는데 배달비 포함해서 9천 원인데 다 못 먹어서 내일 남은 건 아침으로 떼우기로하고 오늘 먹다 남은건 버리기로 한다. 남은 음식은 분리수거가 안돼서 변기에는 소스만 버리고 그냥 봉지에 담아둔다. 다 먹고 쉬다 보니 노래방이 당긴다. 구글 지도를 열고 가라오케를 검색해서 일단 출발해보았다.

원 아워 하우 마치? 라고 물으니 걸? 이라는 되물음이다. 노노 룸차지 하우마치? 18만 동이야. 비어 라루는 하우 마치?-타이거? 아니 아니 라루~라아아아루우우우~ 못O동! 응 못 알아듣죠? 못으로 시작했으니 비싸 봐야 19,000동이고 그럼 맥주 한 캔에 천 원쯤 하니까 일단 두 캔 주문하고 앉아서 모니터를 조작해본다. 한글 지원이 안된다. 영어로 han nam ja를 적으니 김종국 노래가 검색이 된다. 음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감잡았어!

영어로 가수 이름치고 신나게 부르고 2시간을 채우고 나와서 얼마냐 물어보니 428,000 동 이 적힌 영수증을 내민다. 정직한 거 같다. 

집으로 돌아와서 문을 여니 커다란 바퀴가 바닥을 뛰어다니고 있다. 앗. 못 잡았다. 세탁기 밑으로 들어가 버렸다. 한참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아 포기했다. 그래 같이 살자. 피곤하다 잘련다.

오늘의 교훈

배달 어플을 활용하면 다리가 편안해진다. 평점은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바퀴는 어떡하지?

반응형

'나의 일상 > 베트남 다낭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낭 한달살기 (7)  (0) 2022.10.12
다낭 한달살기 (6)  (0) 2022.10.09
다낭 한달살기 (4)  (1) 2022.10.08
다낭 한달살기 일상생활 (3)  (0) 2022.09.27
다낭 한달살기 (2)  (1) 2022.09.27

댓글